
이왕 뮤지컬이나 연극을 보려면 앞에서 보는 것이 최고라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꽉찬 VIP석에 앉기 위해 예매대기까지 걸어놓고 관극하고 왔다.
가장 잔여좌석 수가 적은 차지연, 정선아, 김호영 페어를 보고 왔는데,
후기에 앞서 이 배우들을 찬양하고 싶다.
섬세한 감정선, 흡입력, 압도하는 힘... 뭐 하나 모자라는 것이 없었고,
정선아 배우님... (우리의 정썸머...)
다른 배우들과 확연히 차이나는 딕션에 정말 깜짝 놀랐다. 탑은 탑이구나...
팬으로서 온 세상 모든 노래를 한 번 씩 커버로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조금은 있다.
그리고 서편제를 본 이후로 그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 차지연 배우님.
세세하게 표정 하나하나 다 보일 만큼 무대와 가깝지는 않았지만,
숨소리, 손끝의 떨림, (비록 가발이지만) 머리카락의 움직임까지 감정이 닿아왔다.
예능에서만 많이 봐서 김호영 배우님이 무대 위에 선 모습은 처음 봤는데,
배우는 배우였다. 파워, 연기, 목소리의 톤 조절... 큰 체구는 아님에도
마리네티라는 배역에 녹아든 모습에 정말 프로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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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서 퀴어물로 알고 가긴 했지만,
당당하게 던져진 그 민감한 주제에 적잖은 충격을 받고 돌아왔다.
14세 관람이지만 약간 수위가 높을 수도 있겠다.
'폴란드 화가 타마라 데 렘피카 '라는 한 여성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현재에서 과거로,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시간적 구조인데,
생각보다 공연장의 규모나 무대장치가 화려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명배우들이 명연기로 하드캐리하여 그 시대에 흠뻑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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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는 없이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평만 몇 자 끄적이겠다.
스스로는 웃음으로 아픔을 감춰내며 강인해지지만,
자신의 딸에게는 원할 때만 웃으라며 가르치는 어머니이자,
가정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존엄함을 버려낸 용기 있는 아내이자,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사랑에게서 도망치지 않으며,
사랑하는 사람의 삶에 빛이 되어준 보석 같은 연인.
귀족 남편의 이름 뒤에 숨어 그림을 그려 생계를 유지해야 했지만,
결국 자신의 이름을 건 그림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여인.
그녀가 바로 렘피카였다.
물론 그녀의 사랑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도 알고, 결말도 행복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불륜은 나쁘다.)
극 중 대사처럼 '두 번의 목숨을 다한 사랑을 한 행운과,
그 두 사랑이 한 번에 들이닥친 불행'을 안고 살아갔을 그녀에겐 당시의 최선이 아니었을까.
시대는 변하고, 시선도 변한다.
이런 장르의 뮤지컬이 한국에서, 심지어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참여하며 인기를 끌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다른 것'과 '틀린 것'은 사전적인 정의부터 차이가 있다.
이제는 이 부분이 인식되는 시대가 아닐까.